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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연중 제16주일(2021.07.18) 방상만 베드로 주임신부님 강론
글쓴이 보라동성당
글정보 Hit : 52, Date : 2021/07/18 14:29

연중 제16주일(2021. 7. 18)

 

찬미 예수님

무더운 날씨의 연속입니다.

코로나19의 확진자 수 증가로 거리두기상향 조정으로 인하여 운신의 폭이 좁아져서인지 더 짜증나는 시기이기도 하지요. 보라가족 모두는 잘 극복하여 건강하게 지내시기를 두 손 모아 빕니다.

 

제자들의 활동보고

지난 주일 복음을 통하여 우리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시는 대목을 들었습니다. 오늘은 그 제자들이 스승의 파견 명령을 수행한 결과를 보고합니다. 아마도 신나서 보고할 내용도 많았을 겁니다. 파견되면서 겪어야 할 어려웠던 일, 실패했던 일, 그리고 말씀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늘어나고 아픈 이들을 고쳐주어 희망과 용기를 갖게 하였으니 얼마나 뿌듯했겠습니까? 이러한 기쁨과 보람이 어려웠던 일들을 상쇄했을 겁니다. 사람들이 많아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다 하니(마르 6, 31) 제자들은 더욱더 사명감을 갖고 더 멀리 가서 더 큰 일을 하고자 했을 겁니다. 오늘날 늘 바쁘게 사는 우리의 모습이 발견됩니다. 그러나 스승이신 예수님께서는 제동을 거시어 따로 외딴곳을 가서 좀 쉬어라.”고 하십니다.

 

시지프스의 신화

시지프스는 '인간 중에서 가장 현명하고 신중한 사람'이었다고 하지요. 그러나 신들의 편에서 보면, 엿듣기 좋아하고 입이 싸고 교활할 뿐 아니라, 특히나 신들을 우습게 여긴다는 점에서 심히 마뜩잖은 인간으로 일찍이 낙인찍힌 존재였지요.

마침내 시지프스는 타나토스의 손에 끌려 명계, 곧 하데스로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명계에선 가혹한 형벌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지요. 하데스는 명계에 있는 높은 바위산을 가리키며 그 기슭에 있는 큰 바위를 산꼭대기까지 밀어 올리라고 명합니다. 시지프스는 온 힘을 다해 바위를 꼭대기까지 밀어 올리지만 바로 그 순간에 바위는 제 무게만큼의 속도로 굴러떨어져 버립니다. 시지프스는 다시 바위를 밀어 올려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하데스가 "바위는 늘 그 꼭대기에 있게 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이지요. 그리하여 시지프스는 "하늘이 없는 공간, 측량할 길 없는 시간"과 싸우면서 영원히 바위를 밀어 올려야만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많은 경우 시지프스와 같은 일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높은 긴장감과 비지땀을 흘리면서 하는 일, 남보다 먼저 마쳐야 한다는 강박관념, 그러나 영양가(?) 없는 일들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나는 일에 빠져 workerholic이란 소릴 듣고는 있지 않은지? 일이 끝나면 다른 약속을 하고 또 다른 약속이 이어져 기도할 시간을 도무지 낼 수가 없다고 주장하지는 않는지? 그리고 일이 너무 과중하여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는지? 스스로 물을 필요가 있습니다.

참으로 모두들 바쁘게 삽니다. 일을 위해서, 취미활동을 위해서. 교회 일에 열심한 분들도 매우 바쁘게 사시지요.

 

바빠 죽겠다?

매우 바쁘게 살다보니 입에서 나오는 한결같은 소리는 바빠 죽겠다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바쁘면 정말 죽습니다. 왜 죽냐고요? 한자가 이를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한자로 망()은 바쁠 이지요. 바쁘면 마음()이 죽는다()하여 바쁠 망()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살려고 신앙생활을 하며 생명의 말씀을 가슴에 품고 삽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커다란 위로와 해방을 느끼게 해줍니다.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쉬고 싶냐?”고 물으시는 것이 아니라 쉬어라라고 하십니다. 대부분의 성경말씀들이 권고, 경고, 호소 또는 올바르게 살라는 가르침과 이상적 요구사항, 윤리적 가르침을 내포하는 반면 오늘의 복음 내용은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조용한 방식으로 고요함과 긴장완화, 성찰의 시간들의 불가피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예수님께서는 인간을 잘 알고 이끄시는 분으로서의 뿐만 아니라 인간의 지친 상태를 잘 알아 휴식으로 초대하시는 치유자로서 드러내십니다.

 

하느님과의 만남을 위하여

외딴곳으로 물러나 쉬라는 초대는 우선 인간적인 면으로 해석될 수 있으나 이를 뛰어넘어 성경에서 고독과 고요함은 하느님과의 만남을 위한 조건들입니다. 일상의 바쁨과 혼란스러움을 고요함과 고독의 시간들로 중단하라는 주님의 초대는 제자들에게 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유효한 것입니다. 고독이란 주변에 의해 강요되고 고립과 왕따로 서서히 죽음에 이르는 것만을 일컫지 않습니다. 스스로 선택한 고독은 영혼의 숨을 촉진시키고 하느님을 향한 열린 마음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창조적인 힘으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침묵 가운데 주님과의 은밀한 대화를 나누는 성체조배가, 조용한 성당에서 주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는 묵상이, 그리고 시간에 쫓기는 삶과 시끄러움을 피해 조용히 머무는 피정(避靜)이 필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가끔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조용히 머물러야만 합니다. 그때 우리는 나의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게 되고 나의 삶에서 달라져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게 됩니다. 고요함과 고독 속에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묻곤 합니다.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는 어떻게 보이는가? 하루 중 나는 언제 기도하고 있는가? 일상의 삶에서, 특히 팬데믹 현상에서 힘들다는 이유로 오히려 그분을 외면하거나 피하는 것에 익숙해지진 않았는가? 우리 인간은 마음 깊숙한 곳에서 이미 하느님께 향해져 있습니다. 고요함과 고독은 삶의 깊은 차원을 우리에게 다시 보여줄 것이며 우리의 삶에 새로운 기초를 선물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려가던 길에서, 일에 몰두하고 개인적 취미에 빠져 가족을 소홀히 하던 길에서, 그리고 개인의 성취와 만족감에 이웃을 외면하던 길에서 잠시 멈추어 쉽시다. 그리고 고요함과 고독의 기회가 주어진 이 어려운 시기에 오히려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를 재정립 합시다.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 정립에 따라 이웃과의 관계도 상응해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너무 지나치게 일에 몰두할 위험도 있지만 다른 한편 너무 쉽게 물러서는 위험도 있습니다. 일을 열심히 하되 이 필요하며 일하는 것으로 보여주지 않는 기도는 진실한 기도가 아님을 기억합시다. 지적인 교만과 영성적 게으름에서 벗어나 하느님을 위한 공간과 시간을 드립시다. 사람은 하느님께 자신을 맡기는 시간이 없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생애를 걸어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멘.

- 보라동성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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